들어가며
안녕하세요! 일본 워킹홀리데이로 6개월간 도쿄에서 생활하며, 신주쿠의 한 이자카야에서 알바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전 일본어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. 책에서만 배우던 일본어가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사용되는지, 그리고 어떤 표현들이 정말 자주 쓰이는지 생생하게 전해드릴게요.
첫 출근날의 충격
존댓말의 현실
한국에서 일본어를 공부할 때는 "です/ます" 형태의 정중한 존댓말만 배웠는데, 이자카야에서는 상황에 따라 말투가 완전히 달랐습니다.
손님에게는:
- いらっしゃいませ (이랏샤이마세 - 어서오세요)
- かしこまりました (카시코마리마시타 - 알겠습니다)
- 恐れ入ります (오소레이리마스 - 죄송합니다)
동료들과는:
- お疲れさま (오츠카레사마 - 고생했어요)
- よろしく (요로시쿠 - 잘 부탁해)
- ちょっと待って (쵸토 맛테 - 잠깐만)
속도의 벽
일본 드라마에서 듣던 또박또박한 일본어와 달리, 실제 대화는 빠르고 축약형이 많았습니다. 특히 주문받을 때 "なんにしますか (난니 시마스카)" 가 "なんにします? (난니 시마스?)" 로 줄어들거나, "大丈夫ですか (다이조부 데스카)" 가 "大丈夫? (다이조부?)" 로 짧아지는 경우가 많았죠.
이자카야에서 매일 쓰는 기본 표현들
손님 응대 필수 표현
📝 주문받기
- ご注文はお決まりですか? (고쥬몬와 오키마리 데스카? - 주문 정하셨나요?)
- お飲み物はいかがですか? (오노미모노와 이카가 데스카? - 음료는 어떠세요?)
- 以上でよろしいですか? (이죠데 요로시이 데스카? - 이상으로 괜찮으세요?)
💡 서빙할 때
- お待たせしました (오마타세 시마시타 -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)
- 熱いのでお気をつけください (아츠이노데 오키오 츠케테 쿠다사이 - 뜨거우니 조심하세요)
- おさげします (오사게 시마스 - 치워드릴게요)
동료와의 소통
이자카야는 팀워크가 중요한 곳이라 동료들과의 의사소통도 매우 중요했습니다.
바쁠 때:
- 手伝おうか? (테츠다오우카? - 도와줄까?)
- ありがたい! (아리가타이! - 고마워!)
- 一緒にやろう (잇쇼니 야로우 - 같이 하자)
실수했을 때:
- ごめん、間違えた (고멘, 마치가에타 - 미안, 실수했어)
- 大丈夫、気にしないで (다이조부, 키니 시나이데 - 괜찮아, 신경쓰지 마)
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언어 학습
혼네와 다테마에
일본 직장 문화에서 중요한 건 "진심(혼네)"과 "겉모습(다테마에)"의 구분이었습니다.
예를 들어, 정말 바빠서 힘들어도:
- "忙しいけど、頑張ります (이소가시이케도, 간바리마스 - 바쁘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)"
- "大変ですが、やりがいがあります (타이헨 데스가, 야리가이가 아리마스 - 힘들지만 보람이 있습니다)"
이런 식으로 긍정적인 뉘앙스로 표현하는 게 일본 직장 예의였죠.
읽는법(読み方)의 함정
메뉴판을 보면서 가장 헷갈렸던 건 한자의 읽기였습니다.
자주 틀렸던 것들:
- 人気 → 인기가 아니라 "にんき (닌키)"
- 特別 → 특별이 아니라 "とくべつ (토쿠베츠)"
- 一番 → 일번이 아니라 "いちばん (이치반)"
손님이 주문할 때 이런 발음으로 말하는데,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라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.
실전에서 배운 꿀팁들
1. 상황별 응답 패턴 익히기
일본어는 상황에 맞는 정해진 표현들이 있어서, 패턴을 외워두면 매우 유용합니다.
전화 받을 때:
- はい、○○です (하이, ○○데스 - 네, ○○입니다)
- 少々お待ちください (쇼쇼 오마치 쿠다사이 - 잠시만 기다려주세요)
- 확인해보겠습니다 → 確認いたします (카쿠닌 이타시마스)
2. 몸짓 언어도 중요
일본에서는 말과 함께 적절한 몸짓도 중요합니다.
- 인사할 때는 반드시 고개 숙이기
- 물건 건네줄 때는 두 손으로
- "すみません (스미마센)" 할 때는 손을 가볍게 들기
3. 경어 레벨 조절
같은 의미라도 상대에 따라 경어 레벨을 조절해야 합니다.
"알겠습니다"를 경우별로:
- 동료: わかった (와카타) / わかったよ (와카타요)
- 선배: わかりました (와카리마시타)
- 손님: かしこまりました (카시코마리마시타) / 承知いたしました (쇼치 이타시마시타)
6개월 후 달라진 것들
Before & After
Before (처음 1개월):
- 메뉴 설명할 때 더듬더듬
- 전화받기 무서워서 피하기
- 복잡한 주문 받으면 패닉
After (6개월 후):
- 자연스럽게 메뉴 추천하기
- 전화로 예약 받기 가능
- 까다로운 손님도 차분히 응대
가장 큰 변화
문법적으로 완벽하지 않아도 의사소통이 되는 게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. "완벽한 일본어"보다는 "통하는 일본어"를 구사할 수 있게 된 거죠.
마치며 - 일본어 학습자들에게
이자카야에서의 6개월은 제게 일본어가 단순한 "외국어"가 아니라 "소통의 도구"라는 걸 깨닫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.
실전 일본어 학습 조언:
- 완벽함보다는 소통: 문법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말하세요
- 상황별 표현 암기: 자주 쓰이는 상황별 표현들을 통째로 외우세요
- 경어 단계별 학습: 상대에 따른 적절한 경어 레벨을 익히세요
- 문화적 맥락 이해: 언어 뒤에 숨은 문화적 배경도 함께 배우세요
일본어 공부하시는 모든 분들, 책과 앱으로만 배우지 마시고 용기내서 실전에 뛰어들어보세요. 실수해도 괜찮습니다. 그 실수들이 모여서 진짜 "쓸 수 있는 일본어"가 됩니다!
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댓글로 궁금한 점이나 경험담을 나눠주세요. 다음 포스팅에서는 일본 생활에서 자주 쓰는 생활 일본어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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